“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나그네가 달로, 지나가야 할 술 익는 마을들이 구름으로 비유되면서 달과 구름의 실제 상황을 뒤집어 놓았습니다. 여기서 박목월 시인은 아마도 전혀 몰랐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나그네는 달처럼 멈춰있고 남도 삼백리 길이 구름이 지나가듯이 움직여 나그네 발밑을 지나갈 수도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정박을 위해, 배가 깊이 닻을 내리듯 선민은 하늘을 향해 높이 닻을 쏩니다. 하늘에 정박된 내 발밑으로 땅의 삶이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