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그 누구도 은막에 나타나는 영상물들을 실재하는 것으로 여기지는 않습니다. 그 영상들이 마치 살아 있듯이 실감나게 움직이면서 우리의 시야를 가득 채워도, 단순히 은막을 통해 그렇게 보여 지는 현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우리가 현실이라고 믿는 이 세상의 존재들도, 사실 이렇게 실감나는 영상물에 불과하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영상일 뿐인 대상에 실체성을 부여하며 사는 동안 불행은 결코 끊김없이 선민의 삶을 지배할 것입니다.